♣ 중급 태풍인 15호 볼라벤을 등에 업고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이경태 족부전문정형외과를 향해 집을 나선다.
지난 6월 7일 좌측 발(무지외반증)을 수술한 후 3개월 조금 안된 기간인데 마지막 우측 발까지 완결 짖기 위해서다.
빨리 완쾌하여 남들처럼 운동과 등산을 하고픈 마음과 수술이라는 공포, 수술후의 통증, 이러한 것들이
두뇌에서 희비쌍곡선을 오가며 차일피일 미뤄온게 벌써 3주째단다.
제사를 비롯한 추석명절, 기타 가정사등 이모저모를 고려하여 합당한 날짜로 택일된게 바로 오늘(8/28),
일주일만 참으면 하면서도 하루 하루 보내다 보면 필요한 물건들이 생긴다며 이것 저것 챙기다 보니
꽤나 큰 한덩어리 트렁크가 덤으로 따라 붙는다.
♣ 간단한 입원 수속(15:00)을 마치고
4인용 병실로 안내된다.
2명의 선배환자(?)가 누운채 우리 이방인을
맞이하는데, 무슨 수술로 왔는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우리를 번갈아 훑어본다.
간단한 몇마디 인사 교환하고,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링거 꽂혀 침상에 누우니 어느
병원에서나 보아오던 측은한 환자모습 그대로다.
여자전용 입원실에 유독 남자간병인 나 혼자
지내려니 어색하기도 하지만 주변머리도 없어
말한마디 못부치고 불편하기가 이루 말할수 없다.
그러나 다른 방도가 없어, 여자 일색인 틈바구니에
끼여 보조 침대에 잠을 청하는 일과가 시작되고...
♣ 익일(8/29) 08:20 수술실에 입실 1시간에 걸친 수술이
끝나, 다시 병실로 돌아오니 드디어 진짜 환자.
수술부위가 지난번과 비교하면 2cm 정도 적은
탓도 있지만 한번 겪은 학습효과인지 두려워 하던
모습이 지난번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5군데의 부분 마취제와 수면주사로 수술과정은
기억 하지 못하였지만 좌측 수술때와는 판이하게
안색도 밝고 또렷한 발음이 한눈에도 수술이
잘되었구나 하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무지외반증(拇趾外反證)수술』이란 엄지발가락이
검지발가락쪽으로 휘면서 발가락끼리 포개져
신경이 눌리면서 오는 통증을 말하는 것으로 휘여진
뼈를 깍고 2군데의 뼈를 삼각형식으로 파내 틈세를
만들어 인공뼈를 넣어 휘여진 뼈를 바로잡는 수술,
"뼈를 깍는 아픔"이란 말도 있지만, 뼈를 깍았으니 오죽이나 아팠을까!
지금부터 본격적인 간병인 본업으로 나의 임무가 부여된다.
간병이라야 휠체어 타고 내릴때 부축하기, 화장실 밀고가기, 얼음찜질팩 채워오기, 식판 챙기기 등
가벼운 항목이지만 7개 병실을 다 둘러 보아도 남자 간병인은 이몸 혼자!, 행운일까(?).
남자 간병이 드문 이유를 조금은 알것 같다.
(수술전과 후의 모습)
♣ 수술후 2일째가 되니 링거가 제거되고 본인이 조금씩 스스로 걷는다. 참으로 다행스럽다.
또 먼저 입실한 환자들이 모두 퇴원하고 독방으로 변하니 이렇게 자유스러울수가! 마치 감옥에서 해방된 느낌이 든다.
7일간의 입원생활이 마무리 되어 퇴원준비를 하는 아내의 뒷모습이 장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또 뭘까?
수술! 요즘 의학이 발달되어 옛날하고는 많이 다르다 지만 어쨋거나 이번만으로 수술이라는 단어가 우리에게는
마지막이기를 바라며 병원문을 나선다.(9/4)
▼ 생태탕과 생대구탕으로 유명한 서울 논현동의 한 음식점
(생태탕 1인분 : 12,000 생대구탕 1인분 : 16,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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