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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春稚 第二의 旅程
쉬어가기/자유게시

매장과 화장

by 춘치 2014. 5. 13.
매장(埋葬)과 화장(火葬)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는가?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이 사생관(死生觀)이다.

사생관은 문화권에 따라 각기 다르다.

우리 선조들은 사람이 죽으면

혼(魂)과 백(魄)으로 분리된다고 생각하였다.

부정모혈(父精母血)이 만나는 시점,

즉 어머니 뱃속으로 입태(入胎)가 될 때

백(魄)이 들어온다고 여겼다.

태몽 꿈을 주로 이때 꾼다.

 


혼(魂)은 출태(出胎)가 되는 시점,

즉 탯줄을 자르는 그 순간에 들어온다.

살아 있는 동안에는 혼과 백이 뭉쳐서 있다가,

죽기 며칠 전에 혼이 먼저 빠져 나간다.

옛날 어른들은

이를 ‘혼불’이 나간다고 표현하였다.

남자 혼불은 올챙이처럼 꼬리가 있고,

여자 혼불은 남자 혼불에 비해 작으면서

꼬리가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백은 어떻게 되는가.

이 백은 나가지 않고

사람의 뼈에 남아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뼈대’를 중시하였다.

이 뼈를 명당에 묻으면

망자(亡者)의 백도 즐거워하고,

그 후손에게도 여러 가지로 이롭다고 본 것이

풍수사상이다.

 

 

埋 葬


풍수는 매장을 전제로 한다.

좋은 장소에 매장을 하면

대개 열흘 이내에 후손들이 길몽을 꾼다.

반대로 물이 나거나 좋지 않은 곳에 매장을 하면

안 좋은 꿈이 있다.

이 꿈은 백(魄)의 작용이다.

뼈에 남아 있는 백(魄)이

조상과 후손을 연결하는 매개 역할을 한다고 여겼다.

뼈는 망자와 후손을 연결해주는 휴대폰과 같다고나 할까.

 

 

그렇다면 화장(火葬)을 하면 어떻게 되는가?

화장은 뼈를 불에 태우는 방법이다.

뼈를 불에 태우면

뼈에 붙어 있는 망자의 백도 같이 사라진다고 여겼다.

뼈를 불에 태우면

망자와 후손을 연결하는 휴대폰도 같이 사라지는 셈이다.

연락두절이 된다는 말이다.

골치 아픈 전화는 받지 않는 게 상책이다.

따라서 화장을 하면 무해무득(無害無得)이다.

해도 없고, 득도 없다.

매장을 해서 명당에 모시면 좋지만,

좋지 않은 곳에 유해를 모실 경우에는 오히려 해가 더 많다.

물이 나오는 곳에 유해를 매장하면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요즘은 명당 구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더군다나

산 사람이 거주할 땅도 부족하지 않은가.

그럴 바에는

차라리 ‘무해무득’한 화장이 좋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화장터 부지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 火 葬

 

우리나라 사망자의 화장(火葬) 비율이 50%를 넘어섰다고 한다.

1994년에는 20%대였는데,

10년이 조금 지난 사이에 50%까지 도달했다는 것은

대단한 변화다.

원래 장례 풍습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가장 보수적인 부분에 해당한다.

현묘하고 알기 어렵기 때문에 쉽게 변하기 어려운 것이다.

생(生)에서 시작하여 노(老)와 병(病)을 거쳐서,

사(死)에 도달하는 과정에 대한 이치를 깨닫는 일이 철학이라고 한다면,

사(死)에서 다시 거슬러 올라가 생(生)으로 연결되는 이치를

깨닫는 일은 종교에 해당한다.

이렇게 보면 죽음이라는 대목은 철학에서

종교로 넘어가는 연결 과정이자 전환점이기도 하다.

 


장례 풍습이 변했다는 것은

한국인의 사생관(死生觀)이 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땅에다가 묻는 매장(埋葬)과

불에 태우는 화장의 차이는 무엇인가.

그 차이를 다시 좁혀보면

뼈[骨]를 땅에 묻느냐 불에 태우느냐다.

 


매장에서는 혼(魂)과 백(魄)의 사생관을 가지고 있다.

사람의 죽음을 ‘혼백(魂魄)의 해체’라고 보았던 것이다.

혼은 하늘로 올라가고

백은 땅으로 내려간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바로 백이다.

땅으로 내려간 백은

망자(亡者)의 뼈에 붙어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유골을 소중히 다뤘고,

이 유골을 명당(明堂)에다가 묻으면

후손들이 복을 받는다고 여겼다.

뼈에 붙어 있는 백을 통해서

조상과 후손이 서로 교신한다고 믿었다.

그 교신 수단은 꿈이다.

망자가 명당에 들어가면 가족이나 후손들 꿈에

망자가 좋은 모습으로 나타나고,

반대로 물이 나는 곳이나 좋지 않은 곳에 묻히면

걱정스런 모습이나 불길한 상징으로 나타나는 수가 많다.

대체적으로 땅에 묻고 나서 10일 이내에

직계 가족들의 꿈에 나타난다는 게 일반적이다.

 


만약 좋은 명당에 묻히면 좋지만

좋지 않은 곳에 묻히면 후손들의 삶이 복잡해진다고

보는 것이 풍수가들의 견해다.

그럴 바에는 화장이 안전하다.

왜냐하면 화장을 하면 무해무득(無害無得)이 된다.

“해도 없고 득도 없는 상태”가 무해무득이다.

조상과 후손의 통신 수단인 뼈를 태워버렸기 때문이다.

골치 아픈 전화는 일단 받지 않는 게 좋다.

더군다나 요즘에는 국토가 난개발이 되어서 명당도 찾기 어렵다.

이런저런 이유로 화장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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