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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春稚 第二의 旅程
쉬어가기/좋은글

가을편지 외

by 춘치 2022. 10. 3.
♬ 갈색추억 / 한혜진

가을편지


이 해 인

하늘 향한 그리움에
눈이 맑아지고
사람 향한 그리움에
마음이 깊어지는 계절,

순하고도 단호한
바람의 말에 귀 기울이며
삶을 사랑하고, 사람을 용서하며
산길을 걷다 보면

톡, 하고 떨어지는
조그만 도토리 하나
내 안에 조심스레 익어가는
참회의 기도를 닮았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가을 되면


나 동 수

아름답던
봄날의 꽃들이
가을 되니 나무에
아른거리고,

찬란하던
여름날 별들이
가을 되니 나무에
아롱거린다.


아름다운 꽃은
너에게도 있고
찬란한 별은
나에게도 있으니,

가을 되면
우리 모두
나무에서 꽃을 보고
나무에서 별을 본다.


가을 되면
우리 모두
지는 꽃이 그립고
지는 별이 아쉬워
점점 짧아져가는 계절,

우수에 젖은 눈빛만
시리도록 허공을 더듬는다.


가을연서


속절없이 흘러가는
야속한 세월
특별한 기억이
있는것도 아닌데

문득 잊고 지낸 사람이
생각이 나고
보고 싶어 지는 건
가을이기 때문입니다


사랑도 아닌데
생각나는 사람
그립지 않았는데도
떠오르는 사람

코발트빛 하늘처럼
미소가 맑던
그가 보고 싶어 지는 건
가을이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가슴에서
꺼내지 못한 사람
떠오르는 그리움

진작에 있었다는
고백이 될지도 모를
사연 띄워 놓고

답장을 기다리는 건
가을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한다 는 말
원하지 않아요
보고 싶다는 말도
바라지 않아요

왠지
가을 때문이라는 말
그대는 하지 말고 바람결에
그냥 잘 있다는 소식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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