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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春稚 第二의 旅程
쉬어가기/좋은글

잃어버린 얼굴

by 춘치 2020. 10. 16.

♬ 옛시인의 노래 / 한경애



잃어버린 얼굴


채 린


연락조차 아니 한
잊어버렸다고 생각하게 한
한 사람을 만났다

낯섦이 밀려온다

다래끼가 난 것도 아닌데
눈썰미에 문제가 생긴 걸까
같은 사람인데
정녕 다른 사람이다


다른 사람인데
목소리가 익다

수명이 길어지니
외적인 미가 현실을 비껴가지
못하고 참새처럼 사부작인다

부와 배 둘레는 비례하는가
맷집이 세상을 내려다본다


올바른 사고력
천사의 혼을 가지고
날개를 퍼덕이던
그 옛날의 따스함으로

옆 옆
앞뒤
휘광처럼 드리우고
은은한 달빛의 소야곡을
들려주면 좋겠다


저 수줍게 핀 박꽃이
함박웃음 터뜨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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