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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春稚 第二의 旅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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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봄. 봄

by 춘치 2023. 3. 12.
♬ 봄이 오는 길목 / 경음악

봄.봄.


봄이던가


정 경 임

봄이던가.
연둣빛 물감 스르르 풀려진
어수룩한 새들은 취한 듯 졸고
성장을 멈췄던 그대 노래
푸른 이파리로 녹아 선명하게 재생되는

봄이던가.
소멸로 치닫던 사랑
새살 돋듯 살아나고
낡은 걸음에 엮인 망각을
웃음으로 털어내며
맑은 언어들이 한껏 아침 식탁에 오르는

봄이던가.
민들레 꽃씨처럼 가벼워져
한 맘 두둥실 하늘로 올라가는
그리고 말간 햇살 화살처럼 날아와
심장에 파스텔 톤으로 깊이 박히는
봄, 봄이던가.



봄이 오는 이유


未松 오 보 영

내가 네게로 오는 건

너를 위해서다

날 기다리는 네게
날 필요로 하는
네게
기꺼이 다가가

네가 원하는 따사함을
듬뿍 안겨주기 위해서다

또한 내가
네게로 꼭 가야만 하는 이유는

네 생명을 소생시키기 위해서다

겨우내 숨죽이며 지냈던
네게
포근한 온기를 전해

새싹을 돋워주기 위해서다

푸른 꿈 펼쳐나갈
네 삶을

보다 활기차게 응원하고 싶어서다

난 너를 많이 사랑하니까

내가 할 수 있는 모두를
네게

다 넘겨주고 싶어서다



착한 봄에게


오 순 화

봄은 착해서 좋다
잎이 난 자리 잎이 나고
꽃이 핀 자리 꽃이 피고
속이지 않고 숨기지 않는 깨끗한 얼굴
돌아서지 않고 제자리로 돌아올 줄 아는 너는
언제나 젊은 미소였다.

봄은 희망이여서 좋다
돌 틈 사이 굽이치는 계곡에도 괜찮다 괜찮다
바람을 다독이며 엄마의 미소 같은 얼레지 꽃이 피어나고
폭풍우에 여윈 들길에도
굳건히 일가를 이룬 꽃다지
아장아장 콧노래가 정답다.

봄은 사랑이다.
가만히 있으면 왠지 미안할 것 같은 설레임
난 너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난 너를 위해 무엇이든 되고 싶어
한줌의 씨앗을 뿌리는 마음
성실한 몸짓으로 새록새록 돋아나는 행복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