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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春稚 第二의 旅程
쉬어가기/좋은글

쓸쓸한 여름

by 춘치 2020. 8. 1.

♬ 해변의 여인



쓸쓸한 여름


-- 나태주



챙이 넓은 여름 모자 하나
사 주고 싶었는데


그것도 빛깔이 새하얀 걸로 하나
사 주고 싶었는데


올해도 오동꽃은 피었다 지고
개구리울음 소리
땅 속으로 다 자즈러들고


그대 만나지도 못한 채
또다시 여름은 와서

나만 혼자 집을 지키고 있소
집을 지키며 앓고 있소.



8월의 기도


-- 임영준



이글거리는 태양이
꼭 필요한 곳에만 닿게 하소서


가끔씩 소나기로 찾아와
목마른 이들에게
감로수가 되게 하소서


옹골차게 여물어
온 세상을 풍요롭게 하소서

보다 더 후끈하고 푸르러
고통과 어둠을
조금이라도 덜게 하소서


갈등과 영욕에
일그러진 초상들을

싱그러운 산과 바다로 다잡아
다시 시작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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