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학교 명강사의 족집게 강좌 ]
[1] 트레킹 - 윤치술
- “보폭과 속도를 줄여 낮은 데로 임하소서” 걷기, 스틱쓰기, 배낭 메기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
- 국내 유명 등산학교에는 부문별로 뛰어난 강사들이 있다. 이들의 강좌 내용을 낱낱이 소개하는 새 연재
- ‘등산학교 명강사의 족집게 강좌’를 기획했다. 그 첫 회로 걷기 명강사 윤치술씨의 트레킹 강좌를 소개
- 한다. 윤치술씨는 걷기, 배낭 메기, 산행 복장, 음식, 스틱 사용법 등 기본 바로잡기에 앞장서고 있는
- 대한산악연맹 ‘찾아가는 트레킹스쿨’의 스쿨장이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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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행법에 대해 설명하는 ‘찾아가는 트레킹스쿨’의 윤치술 스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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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걷기의 세 가지 원칙을 명심하라
걷기의 세 가지 원칙은 첫째 ‘보폭을 줄인다’, 둘째 ‘속도를 줄인다’, 셋째 ‘낮은 데를 밟아라’이다. ‘줄이고 줄여 낮은 데로 임하소서’를 기억하라. 체력이 좋다고 무조건 산길을 잘 걸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행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산행에 필요한 기본 보행법과 호흡법을 익혀두면 체력 소모는 줄이고 훨씬
수월하고 가볍게 운행할 수 있다.
산길은 평지가 아니라 비탈이다. 따라서 평상시 보폭과 속도로 걸으면 체력 소모가 심하고 숨이 차게마련이다. 따라서 산길을 오를 때는 평상시보다 보폭을 다소 좁히는 것이 좋다. 보폭을 좁혀 걸음수를
늘리면 경사각을 줄일 수 있고 체력 소모가 줄어들며 호흡 조절에 도움이 된다.
자신의 신체조건과 체력에 맞는 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 일행과 속도를 맞추기 위해 자신의 체력에 맞지않는 속도로 걷다 보면 쉽게 지치고 주변 경관에 눈 돌릴 여유를 갖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자신의 체력에
맞는 페이스를 되도록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르내림이 많은 산길을 걸을 때 충격이 집중되는 부위가 무릎이다. 특히 내리막길에서는 체중의 두 배에달하는 충격이 무릎과 발목 관절에 가해지며 의지와 체력에 관계없이 중력에 의해 몸이 비탈 아래로 향하게
된다. 이때 무릎 부상 위험이 높아지는데, 하산시 충격은 무릎은 물론 발목과 척추, 목 등으로 전해지며
심하면 두통이나 관절통이 따르기도 한다.
무릎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오를 때보다 내려갈 때 휴식시간을 늘리는 게 좋다. 하산할 때는 산행이 끝났다는성취감에 긴장을 늦추기 쉽고 다리가 풀릴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오를 때보다 다소 여유 있게 걷는 게 좋다.
또 등산화 끈을 꽉 조여 묶어 발끝이 앞으로 밀리지 않게 한다. 발끝은 땅을 더듬듯 낮추고 발바닥은 전체로
밟아 안정적으로 내려놓는다. 보폭은 짧게, 발은 천천히 끌 듯 옮겨야 한다. “보폭을 줄이고 자기 페이스를
찾아라. 누구를 쫓아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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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스틱을 이용한 바른 하산법. 스틱을 먼저 짚어 무릎에 부하를 줄여준다.<모델 박은주 강사> 2. 잘 못된 하산법. 스틱을 활용하지 못해 무릎에 하중이 실렸다. 3. 하산길에서의 휴식자세. 진행 반대 방향으로 다리를 쭉 펴주면 근육이 이완된다.
- >> 길을 읽어야 한다
평탄한 길에서는 보폭을 넓게 하고 호흡을 깊게 하는 것이 좋다. 평탄한 길을 걸을 때는 손을 자연스럽게 - 흔들어준다. 그래야 힘이 덜 든다. 그러다 비탈이 나오면 자동차 기어를 바꾸듯이 보폭을 줄이고 호흡을
- 조절해야 한다. 길을 읽으며 가야 한다. 헐떡거리게 되면 에너지 소모가 커지고 지치게 된다. 산에서는
-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 특히 40~50대 이상인 경우 회복이 더디기 때문에 과도하게 에너지를
- 쓰면 안 된다.
>> 오르막에서 쉴 때는 뒤를 보고 다리를 쭉 펴고 서라
오르막에서 잠시 쉴 때는 걸어온 뒤를 돌아보며 다리를 쭉 펴고 서서 쉬는 게 좋다. 진행 반대방향이라 - 근육도 이완되고 걸어온 곳을 되돌아볼 수 있어 심리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반대로 내리막에서는 오르막
- 을 보며 다리를 쭉 뻗어 쉬면 근육이 이완된다.
가파른 암릉길이나 슬랩을 오를 때는 까치발을 들어 발바닥의 앞부분, 즉 발가락과 앞꿈치로 디뎌야 - 마찰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 반대로 내리막길에서는 발바닥 전체로 디뎌야 마찰력이 높아진다.
암릉구간에서 보행시에는 앞 사람과 안전거리를 충분히 둬야 한다. 바위에 집중하다 앞사람의 스틱에 다칠 -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르막길에서 뒷발을 의식적으로 쭉 뻗으면 폭이 넓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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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사이드 스트립을 당겨 배낭이 처지지 않도록 한다. 2. 배낭을 벗을 때는 스트립을 위로 살짝 올려주면 된다. 3. 상단 스트립을 조여야 배낭의 무게 중심이 뒤로 넘어가는 걸 막고 어깨에 완전히 밀착시킬 수 있다.
- >> 최소한의 것들로 깔끔하게 복장을 갖춰라
산행시에는 배낭을 메야 한다. 그래야 필요한 장비나 식량을 넣어 갈 수 있고 추락시 충격을 흡수할 수도- 있고 겨울에는 체온 유지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배낭에 물건을 꾸릴 때는 가벼운 물건을 아래쪽에 넣고
- 무거운 것은 위쪽에 넣는다. 자주 사용하는 물건, 지도·나침반·휴지·간식 등은 배낭 뚜껑이나 양쪽 주머니
- 에 수납하면 편리하다.
- 배낭 밖에 컵이나 수통 등을 주렁주렁 매다는 것은 좋지 않다. 걸을 때마다 흔들리고 무게가 한쪽으로
- 쏠려 보행을 방해할 수 있다. 불필요한 복장은 다 벗는 게 좋다. 꼭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로 복장을 갖춰야
- 한다. 특히 여름철에 조끼나 스카프, 장갑은 몸의 체온을 높이는 역할을 하므로 벗어야 한다. 이를 모두
- 착용하고 걷는 것은 여름에 에어컨 없이 자동차 창문을 닫고 운행하는 것과 같다.
배낭은 엉덩이 아래로 처지게 하지 말 것. 배낭이 처지면 무게중심이 뒤로 가서 체력 소모량이 많다.- 배낭은 엉덩이 위로 올려 매야 한다. 배낭에는 가슴 부위를 묶어주는 체스트 벨트와 허리를 묶는 웨이빙
- 벨트가 있다. 어깨에 걸친 배낭끈이 벌어지면 몸은 하중을 더 느낀다. 그러므로 조여 주는 것이 체력
- 소모를 줄이는 방법이다.
배낭이 처지면 허리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무거운 배낭의 경우 웨이빙 벨트를 당겨준 다음 사이드 스트립- (어깨끈)을 살짝 느슨하게 빼주면 무게가 골반으로 분산되며 하중을 덜어준다. 배낭 상단끈은 배낭 무게
- 가 뒤로 넘어가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므로 팽팽히 당기는 게 좋다.
배낭의 지퍼는 10시나 2시 방향으로 닫아야 한다. 지퍼 가운데로 닫으면 배낭이 벌어지거나 비가 올 때- 물이 들어갈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은 산행 시작 전에 한 번 더 점검해야 한다. 등산복의 지퍼를 적절히
- 활용하라. 보통 등산복 상의가 차이나 네크 스타일로 목이 올라와 있는 것은 추울 때 체온을 지키기
- 위해서다. 목을 덮어주면 사람은 따뜻한 느낌을 받는다.
- 반대로 더위에 따라 지퍼를 내려주면 체온 조절이 편리하다.
내복은 폴리에스테르 소재가 좋다. 여성의 경우 스포츠 브래지어는 몸을 조여 불편하다. 트레킹용은- 약간 느슨해야 한다. 챙이 긴 야구모자는 바위산에서 시야를 가리므로 위험하다. 고어텍스 모자도
- 한여름에는 더위를 감당하지 못한다. UV 차단 기능이 있는 통기성 좋은 모자를 쓰는 것이 좋다.
- >> 트레킹에는 이런 음식이 좋다
산에서는 먹었을 때 바로 흡수되어 기운이 나게 하며 가볍고 부피가 작고 쉽게 상하지 않는 음식이 좋다.- 이런 행동식으로는 당질이 풍부한 초콜릿, 사탕, 건포도 등이 있다. 또 포만감도 있으면서 에너지로의
- 변환이 빠른 곶감, 양갱, 약과, 미숫가루 등도 권할 만하다.
물을 마실 때는 한꺼번에 많이 마시는 것보다 조금씩 나눠 마시는 게 좋고, 체내 흡수가 빠르며 염분,- 미네랄 등이 고루 함유된 스포츠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도 좋다. 산행 당일 아침 식사는 반드시 해야 한다.
- 특히 50~60대는 더욱 그러하다. 나이가 들수록 음식을 먹고 열량이 생겨야 산행할 힘이 난다. 간단하게
- 우유와 빵을 먹는 정도로는 산행시 필요한 열량을 감당하기에 부족하므로 제대로 된 식사를 해야 한다.
>> 몸에 좋은 산행 잔소리
산행 전에는 스트레칭을 해서 근육을 풀고 올라가는 것이 부상 방지에 좋다. 스트레칭을 할 때 과거 국민- 체조처럼 반동에 의한 체조는 삼가고, 천천히 몸을 밀어주며 정지해야 근육이 더 효과적으로 풀린다.
- 등산잡지나 인터넷을 통해 산행 전 대상지 코스를 확인하고 지도와 나침반을 준비한다. 없을 경우
- 들머리의 산행 안내판에서 갈 코스를 반드시 숙지하고 간다.
산행 시작 후 30분은 산의 기를 받는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 산행시 스틱을 제외한 어떤- 물건도 들고 있으면 안 된다. 손은 자유로워야 어떤 지형이나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배낭
- 끈을 잡고 걷지 말라. 그러면 걸을 때 균형이 안 잡혀 더 힘들다.
- 배낭 끈을 잡고 걷는 것은 과거 대학산악부에서 훈련시 배낭이 너무 무거워 임시 방편으로 쓰던 것이다.
조망을 볼 때는 제자리에 서서 본다. 50대 이상은 가급적 낭떠러지처럼 위험한 곳 끝에 서지 않는다.- 순간적으로 현기증이 나 추락할 수도 있다. 50대 이상은 지나치게 체력을 과신하지 마라.
스틱 사용법
1. 지팡이 모양의 T자형 스틱은 상종하지 마라. T자형 스틱은 내리막길에서 균형을 잡도록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몸을 숙이게 만들어 아래쪽으로 쏠리게 한다. 또 손목에 과도한 힘이 들어가고 팔꿈치
- 등 관절에 무리를 주게 된다.
2. 스틱은 손잡이보다 끈이 중요하다. 손잡이 끈 아래에서 손을 넣어 바로 펴서 잡으면 운행시 스틱을- 꽉 잡고 있을 필요가 없고 어떤 길을 만나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3. 40대 이상의 나이로 1주일에 한 번 이상 산을 타는 사람은 스틱 2개를 사용하는 게 낫다. 하나만- 사용하면 힘이 한쪽으로 쏠리고 몸의 균형을 잃을 수 있다.
4. 내리막에서는 스틱으로 밑을 먼저 짚어 하중을 분산시키면 무릎의 부하를 최소화할 수 있다. 내려갈- 지점에 두 개의 스틱을 먼저 짚고 체중을 기대듯 하며 내려오면 무릎으로 전해지는 충격을 줄일 수 있다.
- 내려올 때는 스틱 길이를 올라갈 때보다 길게 하자.
- 있고 겨울에는 체온 유지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배낭에 물건을 꾸릴 때는 가벼운 물건을 아래쪽에 넣고
▲ 스틱을 잡는 바른 방법.
트레킹 명강사 윤치술
“산은 편안하고 행복한 곳임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 윤치술(51)씨는 10년 이상 트레킹만 전문적으로 강의한 트레킹 전도사다. 고어코리아와 밀레 같은
- 아웃도어 회사에서도 그를 영입, 트레킹 전문강사로 활동한 바 있다. 지금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 대산련 등산교육원이 주관하는 ‘찾아가는 트레킹스쿨’의 스쿨장을 맡고 있다.
그는 등산이란 말을 싫어하고 트레킹이란 말을 좋아한다. 등산이라 하면 산을 정복의 대상으로 여기는 - 뉘앙스가 풍기기 때문이다. 트레킹은 남아프리카 원주민이 소달구지를 타고 산길을 이동한 데서 유래된
- 말로 가파른 경사를 오르는 등반(climbing)과 달리 능선을 따라 완만한 경사를 걷는 산행이다.
“뭔가 해치우려는 듯이 미친 사람처럼 산에 오르는 이들을 보면 딱해요. 오도된 산 문화 탓이죠. 그런 - 사람들은 산에 오를 자격이 없어요. 산 너머 흘러가는 한 조각 구름에도 감동하고 한 줄기 바람에
- 흔들리는 야생화의 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 사람만이 자격이 있어요.”
그는 트레킹(trekking)에 인생을 건 사람이다. 오랜 세월 동안 트레킹 외길을 걸어왔으며 트레킹스쿨 - 외에도 2001년부터 백두산 트레킹 전문여행사 ‘백두산닷컴’을 운영하고 있다. 윤 강사는 트레킹의
- 본질은 편하고 즐거워야 한다고 믿는다. 산의 품에 들어가 산과 함께 교감할 수 있을 때 진정 산을
-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윤씨의 별명은 원래 ‘까칠이’였다. 산행을 하면서 가르쳐준 대로 하지 않고 ‘산행상식’을 어기는 일행에게 - 가차없이 잔소리를 해대기 때문이었다. 배낭을 바짝 올려 메라거나 보폭을 줄여라, 지그재그로 올라가라,
- 속도를 낮춰라, 앉아서 쉬지 말고 서서 쉬어라 등등. 그래서 때론 백두산 호랑이란 뜻에서 ‘백호’로 불리
- 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엄하면서도 즐겁게 해준다고 해서 누군가 호랑이 대신 ‘호랑말코’로 풀이한
- 것이 그대로 굳어져 버렸다.
그의 배낭엔 언제나 하모니카와 우크렐레(작은 기타)가 들어 있다. 산행 중 쉬는 틈에 노래를 부르며 - 교육생과 여행객들을 즐겁게 해준다. 거친 외모와는 달리 노래할 때 그의 음성은 가수라 해도 손색이
- 없는 수준이다. 노래 레퍼토리도 100여 가지가 넘는다. 백두산 천지와 고요한 숲속에서 그의 목소리와
- 기타, 하모니카 소리가 어우러지면 산행으로 들떠 있던 마음이 편안해진다.
“현대인은 가슴속에 여러 가지 상처를 안고 있습니다. 이를 치료하는 가장 좋은 약이 트레킹이라고 - 생각합니다. 산에서 노래하는 것도 하나의 치료요법으로 잃어버린 감성을 찾는 과정입니다. 등산인구
- 1500만 시대라고 하지만 우리의 산행문화는 너무 무지합니다. 트레킹스쿨을 통해 산은 편안하고
- 행복한 곳이란 걸 알려주고 싶습니다.”
고산 등반가가 아닌, ‘저산 입산인’을 자처하는 윤치술 강사. 그의 교육 목표는 ‘배우는 산, 느끼는 산’ - 이다. 그가 있어 안전하고 행복한 산행을 즐기는 이들이 점점 더 늘어날 것 같다.
- 글 신준범 기자 / 사진 이구희 기자 / 월간 산 7월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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