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기만 하던 비가
무섭기만 했습니다.
고맙기만 하던 비가
야속하기만 했습니다.
온종일을 내리고도 모자라
밤새 또 내리고
하루로 모자라
또 하루를 내리고
하루가 47일째가 되니...
더위로 지쳤던 가슴들은
이제 장마로 지쳤습니다.
해마다 오는 장마는
해마다
농부 마음 더 많이 할퀴고
해마다
가난한 사람 마음
더 많이 할퀴고 갑니다.
아직도 빗소리
시원하다는 이 있고
이제는
빗소리 하나하나가
바늘처럼 따가운 이도 있습니다.
그래도 비는 내립니다.
하늘이 뚫린 것처럼
비는 정말
하늘에서 오나 봅니다.
인간의 기도가 닿지 않는
하늘에서 내리나 봅니다.
비가 내립니다.
막을 수 없는 비가
내립니다.
내리는 비를
막을 수는 없지만
자연의 일부인 우리는
장마를 이겨내고
좀 더 슬기롭게
내일을 살 겁니다.
오늘도 온라인 매체는
뜨겁습니다.
사망 38 실종 12 부상 8
이재민 6천여명
제방붕괴, 산사태, 도로유실
9년만의 물 난리, 500MM
무섭게 비 내리는 밤
하늘에 닿지 않을지라도
기도를 합니다.
장마 피해
더 이상은 없게 해 달라고
-- 카톡으로 받은 글에서 --
(20. 8. 9 0시 현재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