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 년의 인고 끝에
이레뿐인 한 생을
뱃가죽 해지도록
목마르게 우는 너는
사나운
찜통더위를
청혼가로 달구네
숨 가쁜 찰나의 삶
쏟아낸 눈물 몇 섬인가
시커먼 숯덩이로
타다 남은 텅 빈 가슴
휑하게
성깃한 뒤태
그리움만 가득하네
새벽부터 밤까지
고달픈 삶의 무게
짓눌린 파닥 거림이
세상에 너 뿐이랴
오열로
불태운 널 보니
내 가슴 먹먹하다
- 조 현 상 -
감나무에서 노래하던
매미 한 마리
날아가다 갑자기
공중에서 멈추었다
아하 거미줄이 쳐 있었구나
추녀 끝에 숨어 있던 거미가
몸부림치는 매미를
단숨에 묶어버렸다
양심이나 이념 같은 것은
말할 나위도 없고
후회나 변명도 쓸데없었다
일곱 해 동안 다듬어온
매미의 아름다운 목청은
겨우 이레 만에
거미밥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 걸리면 그만이다
매미들은 노래를 멈추고
날지도 않았다
유달리 무덥고 긴 여름이었다